모종 심은 날: 21.05.09. (옥상)
토마토: 열매를 모두 땄다.
작은 토마토를 모두 따주고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꽃을 피울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기운이 없다.
날씨에 지친건지,
열매를 모두 맺어내느라 그런건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그대로 커라- 하는 마음으로 꽃이나 곁순을
정리해주지 않았다.
한번 그대로 키웠으니, 다음에는 잘 정리해줘야겠다.
가지: 보라꽃이 피었습니다.
호된 여름을 지난 건 무엇보다 가지였다.
거의 다 죽었나 싶었는데,
약치고 잘라주고 물주고 한동안은 그대로 두고 했더니,
죽나 싶었는데 어느새 가지잎이 무성해졌다.
기특했다. 상한 잎들을 정리해줬다.
참외: 흰가루병이 생기고 열매가 맺혔다.
장마 때 잘 퍼진다는데, 여름은 잘 넘어갔지만
가을장마에 피해를 입었다.
약을 치고 흰가루가 많이 퍼진 잎들은 잘라주었다.
이런 와중에도 열매가 맺히고 자라고 있다. 꽃들을
정리해주면서 노랗게 상한 열매도 있어 잘라주었다.
엄지손가락 한마디같은 열매를 반으로 잘라
냄새를 맡으니 신기하게 물냄새가 났다.
참외가 맞구나, 새삼 새로웠다.
몇 번의 병치레에도 열매를 맺고, 씩씩하게
자라나기도 했다. 경험이 약이라고,
지금도 흰가루병이나 가지에 벌레들이 붙었는데
예전보다는 덤덤하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세상 큰 일이 난 줄 알고,
어떻게든 빨리 처리하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바로 죽지 않으며,
그렇게까지 세상 무너질 일이 아니고,
필요한 조치를 꼼꼼히 꾸준히 하면 된다는 걸 안다.
어른들 중 나이가 들면 식물을 키우고
꽃이나 풀 사진을 많이 찍는 분들이 있는데
이제 그 마음을 조금 알겠다.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이 있다.
그 작은 것들이 저마다의 모양새로 피어나고 자라고,
시련을 겪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걸 보면
삶에 위안이 된다.
힘을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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