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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일기7

지리산 둘레길(0724_27)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갔더니 폭염주의보ㅎㅎ 사진은 평화롭네. 함께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던. 더할나위 없었던 여름이었다. 2022. 7. 29.
겨울을 지나며 2월 말이 다가온다. 아직 몹시 추운 날이 종종 있지만, 봄이 오는 게 느껴진다. 식물들은 절반은 겨울을 지나지 못했고, 절반은 봄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틀란티스 세덤은 큰 친구는 넘겼고 작은 친구는 넘기지 못했다. 원인은 과습. 정말 한 순간에 사그라들었다. 유칼립투스는 모두 안녕을 고했다. 폴리안은 그래도 튼튼하게 버텼는데, 물주기와 통풍을 챙기지 못한 며칠로 떠나게 되었다. 아보카도는 막내만 살아남고 첫째와 둘째는 냉해로 안녕 인사를 했다. 막내만 나무처럼 크고 있다. 씩씩하게 자라던 아악무와 노블카랑코에도 모두 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추위와 관리소홀. 다 떠나보낸 것 같았는데, 수경친구들, 산세베리아, 은쑥들은 튼튼히 남아있다. 다행이다. 관심을 두고 계속 세심히 살펴야 한다. 거리도 적당한 위치.. 2022. 2. 23.
너만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다냐 밖에 두었던 식물들이 냉해를 입었다. 노지 월동을 하는 것들이라 출퇴근으로 오며 가며 상태를 확인하고 살폈다. 그런데 며칠, 바빴던 며칠, 날이 몹시 추웠고 그 사이에 일이 생겼다. 어, 위험할 것 같은데? 싶어서 부랴부랴 집에 들어놓았는데 이미 여러 친구들이 상해있었다. 은쑥은 잎이 허옇게 질려있었고 카랑코에도 꽃잎의 색이 바랬다. 로즈마리는 큰 탈은 없었는데 혹시 몰라서 들여놓았다. 아틀란티스 세덤도 걱정되서 들여놓았다. 문제는 홍콩야자같은 여름 친구들이었다. 물을 주려고 엄마가 들여다놨던 걸, 어느 날, 날이 좋다며 내놓고 다시 들여놓지 않았고 그 사이에 상해버렸다. 그 친구들도 모두 부랴부랴 들여놓았지만 상해를 입고 말았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엄마가 "너만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다냐"라고 가벼운 .. 2021. 12. 21.
회복 목요일 오전에 모더나 2차 백신을 맞고 심한 독감에 걸린 것처럼 이틀을 앓아누웠다. 두통에, 온 몸이 저리고 열이 났다. 팔 통증은 기본. 삼일째 되니 그나마 살 것 같아서 한숨 돌렸다. 타이레놀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또 맞으라면 주저할 것 같다. 며칠 추웠는데 오랜만에 따뜻하고 햇살도 좋아서 초록이들도 씻기고 물을 줘서 내놨다. 건강하자. 잘 지나가보자. 2021. 10. 23.
초록의 위로 사진첩을 보다가 발견한 사진. 외근갔던 날. 나는 여기서 뭐하는거지? 왜 이 자리에 있지? 의문이 들고 당황스러운 날이었다. 원인은 나였다. 마음의 갈피를, 일의 중심을 내가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에너지를 끌어올려 밝게 대화를 나누고, 할 일들을 챙기고 나서 잠시 생긴 짬에 쉬었던(숨어있던) 곳. 나무며 풀이며 초록초록인 것들이 저마다의 자리에 있었다. 한 자리에 나도 가만히 있었다. 가만히 가만히. 같이 가만히. 그것으로 위로. 그것으로 충전. 2021. 9. 22.
마른 토마토와 유칼립투스 상한 토마토와 마른 잎을 정리했다. 모리스비 유칼립투스의 작은 가지를 정리해줬다. 작은 잎이라 향은 크게 나지 않았지만 손으로 만지면 보들보들한 느낌이 참 좋았다. 유리컵에 넣으니 더 귀여워보였다. 마른 잎과 토마토를 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생생한 초록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지만, 이렇게 마르는 과정에 있는 것들도 느끼게 한다. 살아가고 있다. 2021.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