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록일기

너만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다냐

by :::::::::: 2021. 12. 21.

밖에 두었던 식물들이 냉해를 입었다. 

 

노지 월동을 하는 것들이라 

출퇴근으로 오며 가며 상태를 

확인하고 살폈다. 

그런데 며칠, 바빴던 며칠, 날이 몹시 

추웠고 그 사이에 일이 생겼다. 

 

어, 위험할 것 같은데? 싶어서 

부랴부랴 집에 들어놓았는데 

이미 여러 친구들이 상해있었다. 

은쑥은 잎이 허옇게 질려있었고

카랑코에도 꽃잎의 색이 바랬다.

 

로즈마리는 큰 탈은 없었는데

혹시 몰라서 들여놓았다.

아틀란티스 세덤도 걱정되서 

들여놓았다. 

 

문제는 홍콩야자같은 여름

친구들이었다. 

물을 주려고 엄마가 들여다놨던 걸, 

어느 날, 날이 좋다며 내놓고 다시 

들여놓지 않았고 그 사이에 상해버렸다. 

그 친구들도 모두 부랴부랴 들여놓았지만

상해를 입고 말았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엄마가

"너만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다냐"라고 

가벼운 한소리를 하셨다. 

마음이 뜨끔했다. 

나만 껴입고, 덜 추워야지 하면서 껴입고는

식물들은 괜찮겠거니 하고 

두다니. 

 

 

 

 

 

 

 

 

 

 

 

 

 

 

'초록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둘레길(0724_27)  (0) 2022.07.29
겨울을 지나며  (0) 2022.02.23
회복  (0) 2021.10.23
초록의 위로  (0) 2021.09.22
마른 토마토와 유칼립투스  (0)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