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두었던 식물들이 냉해를 입었다.
노지 월동을 하는 것들이라
출퇴근으로 오며 가며 상태를
확인하고 살폈다.
그런데 며칠, 바빴던 며칠, 날이 몹시
추웠고 그 사이에 일이 생겼다.
어, 위험할 것 같은데? 싶어서
부랴부랴 집에 들어놓았는데
이미 여러 친구들이 상해있었다.
은쑥은 잎이 허옇게 질려있었고
카랑코에도 꽃잎의 색이 바랬다.
로즈마리는 큰 탈은 없었는데
혹시 몰라서 들여놓았다.
아틀란티스 세덤도 걱정되서
들여놓았다.
문제는 홍콩야자같은 여름
친구들이었다.
물을 주려고 엄마가 들여다놨던 걸,
어느 날, 날이 좋다며 내놓고 다시
들여놓지 않았고 그 사이에 상해버렸다.
그 친구들도 모두 부랴부랴 들여놓았지만
상해를 입고 말았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엄마가
"너만 따뜻하게 입고 다니면 다냐"라고
가벼운 한소리를 하셨다.
마음이 뜨끔했다.
나만 껴입고, 덜 추워야지 하면서 껴입고는
식물들은 괜찮겠거니 하고
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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