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원/참외, 가지, 토마토

참외, 가지, 토마토(+23일)

by :::::::::: 2021. 6. 1.

모종 심은 날: 21.05.09. (옥상)

 

오늘 반려식물들의 근황을 모두 올렸다.

계기는 바로 이 친구들이다.

6v6 🧡🍀🧡

 

지난번 근황 체크 이후로 중간에 진드기의 습격으로 멘붕이

왔다가 약치고 한동안 약간 방치했다. 

(https://saramwooram.tistory.com/7)

비가 계속 변덕스럽게 와서 따로 물을 챙겨주진 않았다.

그러다 며칠만에 잘 있나 살피러 갔다. 

세 작물 모두 변화가 있었다.

 

1. 참외 

 

 노란 꽃이 피었고 잎이 두꺼워졌다. 

10일 전 / 후 

 

 

 

2. 가지

 

 보라보라 보라가지는 잎이 더 커지고 두꺼워졌다. 한눈에 알 정도.

처음 왔을 때 비실비실해서 어쩌나,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또 정말 고맙게도 잘 크고 있다. 

째그미 잡초들도 같이 잘 자라고 있더라. 저건 뽑아도 뽑아도 계속이네. 

10일 전 / 후 

 

 

3. 토마토

 

나는야 쥬스될거야 꿀꺽! 나는야 케찹될거야. 

나는야 꿈을 꿀거야. 꿈꾸는(춤추는?) 토마토, 토마토. 

대학생 때 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다. 동기한테 아니 토마토도 

꿈이 있는데 나는...! 이랬다가 쿠사리를 먹었던 추억이 방울방울... 방울토마토..

 

곧 있으면 어두워질 즈음에, 아직 환한 마지막 틈에 살펴보러 나갔다.

처음에는 잘못 본줄 알았다. 

 

어...?
토마토가..!
열렸다..!!!!!!!!!!

  

 

 

 

신기해. 생명이란 정말로 신기하다. 

저 작은 풀떼기가 낯선 땅으로 이사도 하고 벌레도 만나고 비도 맞고 

어느 날에는 해가 쨍해서 바싹 마르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렇게 열매를 맺는다. 동그란 토마토가 초록 토마토가 태어났다. 

 

약간 울컥했다. 

마치 나사 하나가 잘못 맞춰진 것처럼

계속 돌려도 약간씩 어긋나면서 맞지도 않고. 지치기만 하는 그런 날이었는데. 

 

저 작은 토마토가, 동그란 토마토가, 위안이 된다. 

대상을 의인화하거나 투영하는 행동은 안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된다.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이해가 아니라 공감으로), 

어느새 내가 그렇다. 

귀한 경험을 하고 있다. 

 

살피고, 같이 살아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정말 추천추천.